GQ KOREA May 2014
Editor @taeilpark
Photographer @yooyoungkyu 
Model @hyeongseop 

#gq #gqkorea #work #cropped

GQ KOREA May 2014
Editor @taeilpark
Photographer @yooyoungkyu
Model @hyeongse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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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Q KOREA April 2014 ‘P.S.’

변신
살 빠졌다는 얘길 많이 들었다. 같은 말을 여러 사람에게서 이 정도로 밀도 있게 집중적으로 들은 건 태어나 처음이다. 많이 빠지긴 했다. 인생 최고치를 갱신한 몸무게에서 무려 9킬로그램이 줄었으니까. 어떻게 그렇게 빠졌는지 정확히 설명하려면, 최고치 몸무게를 기록한 그날 밤으로 돌아가야 한다.
보통 2킬로그램 정도는 자주 오르고 내리는 편이어서, 몸무게를 굳이 재지 않아도 쪘는지 빠졌는지 알 수 있었다. 요즘 좀 몸이 가볍다 싶으면 정확히 평균에서 2킬로그램쯤 내려가 있었다. 하지만 약 2년 전부터 몇 달 전까진, 가볍다 싶은 순간이 거의 없었다. 꾸준히, 아주 조금씩, 서서히 무거워지고 있다는 기분을 줄곧 느껴왔다. 그래도 먹는 걸 줄일 순 없었다. 안 되겠다 싶어 운동을 하면 식욕은 더 폭발했다. 집에서 부암동 언덕 꼭대기까지 애써 달리고 나선, ‘계열사’에서 닭다리를 뜯는 식이었다. 느는 몸무게만큼, 입을 수 없는 바지 수도 늘었다. 아페세 쁘띠 스탠다드는 언감생심 꿈도 못 꾸고, 신발을 신으려 허리를 숙일 때마다 알 수 없는 신음 소리가 입술 사이로 새어나왔다.
그날도 그랬다. 신음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운전석에 앉자마자 청바지 단추 하나를 풀었다. 오전 내내 배가 너무 고팠고, 방금 점심을 주문한 것 같은데 어느새 그릇 바닥을 긁고 있었다. 오후 내내 배가 너무 고팠다. 결국 하루 종일 배가 고팠다는 건가? 집에서 저녁을 먹고 맥주 한 캔을 따고 나니 엊그제 ‘헨젤과 그레텔’에서 사온 치즈가 생각났다. 반사적으로 빵을 꺼내 치즈를 발라 먹었다. 왜냐고? 너무 맛있으니까. 그날 따라 한숨을 많이 내뱉었다. 트렁크 차림으로 소파에 앉으면서도 큰 한숨을 내쉰 것 같다. 문득 소파 밑의 체중계가 떠올랐다. 몸을 숙여 소파 아래로 손을 넣었다. “어히그.” 역시 신음이 샜다. 힘겹게 체중계를 꺼내고 기어이 올라섰다. 눈을 믿을 수가 없었다. 사실 믿을 수 없었다는 건 가식이다. 믿기 싫었다가 맞다. 태어나 체중계에서 본 것 중에서 가장 높은 숫자. 건넛집 강아지 똘이가 우는 소리, 절전 모드에 들어간 컴퓨터 하드디스크가 나직하게 도는 소리, 그리고 내 코에서 나오는 거친 숨소리가 들렸다. 이건 무슨 동물 소리지? 벌건 대낮에 널브러져 낮잠을 자는 나태한 돼지 같기도 하고. 벌레로 변한 그레고르의 기분이 이랬을까?
다음 날부터 매 끼니 식사량을 거의 정확히 절반으로 줄였다. 물론 그런 시도가 처음은 아니었다. 같은 결심을 하고도 게살볶음밥 한 그릇을 싹 비우고 함께 나눠 먹다 남은 탕수육과 소스에 박힌 오이와 목이버섯까지 기가 막히게 골라 먹던 나니까. 하지만 그날 밤 이후론 이상하게 식욕이 떨어졌다. 계속 그렇게 적게 먹다 보니, 그 양이 익숙해졌다. 놀라웠다. 고작 그만큼만 먹고도 배가 부를 수 있는 사람이었다는 게. 그날 밤엔 체중계에 오른 걸 후회했지만, 지금은 어떤 계시였다고 믿는다. 조용히 뒷주머니에 양손을 꽂고 생각한다. 아페세 쁘디 스탠다드와 엉덩이 사이에 생긴 낯선 공백과 같은 또 다른 포상을 받기 위해, 이제 뭘 버려야 할까. 박태일

GQ KOREA November 2013 Editor @taeilpark Photographer Yoo Youngkyu Model @hyeongse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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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Q KOREA November 2013
Editor @taeilpark
Photographer Yoo Youngkyu
Model @hyeongse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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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Q KOREA March 2014 ‘P.S.’

한번도 TV를 산 적 없다. 신혼 살림에도 TV는 넣지 않았다. 가끔 보고 싶은 영화가 생기면 침대 위에서 랩톱을 열거나, 데스크톱 모니터를 살짝 옮겨 보면 그만이었다. 거실 벽은 책꽂이로 채우고 색깔별로 그러데이션을 넣어가며 책을 꽂아 넣자는 데 서로 동의하며, 우린 참 천생연분인가 즐거워했다. 언젠가부터 둘 다 어떤 ‘볼 것’에 빠졌다. 애들이 나오는 모든 예능 프로그램과 옷, 공간, 보이는 모든 것이 아름답고 심지어 해피 엔딩으로 끝나는 코미디 영화. 아이패드는 졸지에 작은 TV가 됐고, 모니터를 하루에도 몇 번씩 들었다 놨다 했다. 신혼집에 TV를 안 놓는다고 했을 때, 몇몇이 말했다. 한 1, 2년 지나면 필요하게 될걸. 무섭게도 그 시기가 정확히 맞아떨어졌지만, 그들이 말한 그런 이유 때문은 아니다. 우린 닮은 줄 알았는데 너무 다른 사람이었다는 걸 깨닫는 마치 전지훈련 같은 시기가 지나고, 서로 다르거나 넘치거나 모자란 부분을 퍼즐처럼 끼워 맞추는 걸 즐기기 시작했다. 점점 알아가고 있다. ‘재미있는 인생’과 ‘인생의 재미’는 전혀 다른 의미라는 걸. 박태일

GQ KOREA June 2013
Edit & Styling/ Taeil Park
Photo/ JDZ Chung
Model/ Junghoon Lee

GQ KOREA June 2013

Edit & Styling/ Taeil Park

Photo/ JDZ Chung

Model/ Junghoon Lee

GQ KOREA 2013 Dec Issue.  Editor @taeilpark Photographer @jdzcity Model @yoonbam2 #gq #gqkorea

GQ KOREA 2013 Dec Issue.
Editor @taeilpark
Photographer @jdzc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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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Q KOREA February 2012 Black Edi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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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ontents made in black and white.

via GQ KOREA